매체 메디컬투데이 
날짜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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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의 최신치료-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

하얀 각질이 몸 여기저기를 뒤덮고, 수포처럼 붉게 일어난 피부는 딱딱하게 두꺼워진다. 가렵진 않지만 외관상 보기 좋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질환.  바로 건선이다. 환부를 옷 등으로 가릴 수 없는 여름이 되면 건선 환자들은 외출이 두려워진다. 

여름은 건선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계절이다. 겨울에 증세가 악화되므로 여름에 미리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신 치료법을 국내 건선 치료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건국대학교 피부과 최용범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국내 건선 환자는 약 40만 명에 달한다. 인구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그 중 다수는 경증 환자이라 비타민D 유도체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나 자외선 레이저를 사용한 광선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10%인 4만 명 정도는 중증도 환자라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약을 먹는 전신치료를 먼저 해보고,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 투여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신 건선 치료제인 생물학적제제는 각질세포를 자극하는 면역물질을 억제하는 원리의 치료제다건선은 피부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일어나는 면역계 이상 질환이다. 활성화된 T세포는 면역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들은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각질세포가 과다 증식되고 염증이 생기게 만든다. 건선 환자의 피부가 비늘 같은 각질로 뒤덮여 있고, 울긋불긋 곪아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생물학적제제는 각각의 면역물질에 대항하는 항체로서 면역물질에 달라붙어 더 이상 작용을 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지맵’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항체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다.

생물학적제제는 중증도 환자 중에서도 아주 심한 중증도 환자에게 적용해볼 만한 치료법이다. ①기존 치료(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치료)가 안 듣는 사람, ②전신치료 약물에 부작용을 보이는 사람, ③기존 치료를 오래 해 더 이상 쓸 약이 없는 사람이 생물학적제제의 우선 투여 대상자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제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TNF-α 억제제, IL-12/23 억제제, IL-17 억제제다. (제약회사 가나다순으로 정렬)

건선-생물학적제제-리스트-표
TNF-α 억제제가 가장 오래된 생물학적제제다. 작용 기전은 염증을 유발하는 TNF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1~2주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끼는 환자들도 있다. 자가 주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쉽지 않아 매주 병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신 임상경험이 가장 많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TNF-α 억제제를 선호하는 환자들도 있다.

최근에는 IL-23 억제제를 가장 많이 쓴다. FDA의 허가를 받은 지도 꽤 오래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3개월에 1번씩 맞으면 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물학적제제는 환자의 증상에 맞춰 써야 하는 약물이다. 특정 제제를 맞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맞을 수 있는 약물이 아니란 이야기다. 최용범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마다 맞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나이, 직업, 사회적·경제적 요인, 시간적 여유 등등을 고루 따져 제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성능은 다 비슷비슷해요. 그런데 같은 약물을 써도 환자에 따라서 치료 효과는 조금씩 다릅니다.”라고 말했다.

생물학적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치료 효과다. 치료 효과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 환자 10명 중 8명은 건선 증상이 75% 이상 호전되는 효과를 보인다. 기존 치료법(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치료)의 75% 이상 개선율은 50~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생물학적제제가 점점 더 공격적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는 이유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장기간 사용 가능성이 꼽힌다. 기존 전신치료 약물과 달리 비교적 장기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전신치료 약물로 사용되는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 성분의 약은 각각 콩팥과 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을 사용하는 동안 피 검사를 해 간 수치, 콩팥 수치 등이 정상이면 계속 사용하지만, 5년 이상 쓰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반면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FDA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그러나 부작용과 치료 효과는 별개의 문제다. 생물학적제제 역시 평생 쓸 수 있는 약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약 투여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년 이상 되면 사람에 따라서 약효가 조금씩 저하되는 것 같아요. 그럴 경우에는 다른 생물학적제제로 바꿔야 합니다.” 최용범 교수의 말이다.

건선증상
단점은 없을까. 대표적인 단점으로는 높은 비용, 장기간 데이터의 부재가 꼽힌다.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받으려면 의료보험을 적용받고서도 1년에 300~5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심한 중증도 건선 환자로 진단되어 산정특례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1년에 100~200만 원 정도가 들지만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 1년 이내 조직 검사를 받은 적이 있고, 체표면적의 10%가 건선 증상으로 뒤덮여 있어 건선 중증도지수(PASI)가 10점 이상으로 진단된 환자들만 해당된다. 기존 치료를 6개월 이상씩 받아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라는 사실도 증명해야 한다.

장기간 데이터가 부재한다는 사실도 단점이다. 생물학적제제가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앞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최용범 교수는 생물학적제제가 건선 치료의 대표격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생물학적제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중증도 건선 환자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 스스로 자신의 중증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한 후에 꼭 필요한 치료인지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꼭 필요한 사람만 해야지 쓸데없이 맞을 필요 없어요. 기존 치료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굳이 비싸고 치료 효과가 좋은 약을 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스피린만 먹어도 나을 병을 약을 10가지 먹어서 낫는 것과 똑같아요.”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했던 점을 물어봤다. 건선은 완치가 될 수 있는 질환일까. 최용범 교수는 ‘No.’라고 답했다.

“한두 달 치료해서 평생 건선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그건 안 되는 이야기예요. 그렇게 되는 질환이 내과질환 중에 어디 있습니까. 고혈압, 그렇게 되나요? 당뇨도 마찬가지잖아요. 다른 면역 질환들, 예를 들면 류머티즘 관절염, 루프스 관절염 같은 것들도 계속 관리하잖아요. 건선도 그런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그는 건선 완치를 내세우면 광고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면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재발까지의 기간이 몇십 년 걸리는 사람들은 완치되었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호전기가 길어진 것 뿐이라는 일침도 놨다. 하지만 앞으로 의학 기술이 더 발달한다면 유전자 치료가 가능해져 완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덧붙였다.

◆ 최용범 교수가 추천하는 건선 환자 생활수칙 

1. 보습제 바르기
2. 각질 떼지 말기: 때수건 사용은 절대 금지. 간혹 각질을 물에 불려 떼는 분들도 있는데 떼지 말고 보습제로 가라앉혀야 한다.
3. 
약 잘 바르기: 최소 1달은 꾸준히 바르고, 2달은 효과를 지켜보자.
4. 
체중 조절하기: 특히 비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건선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다. 또, 몸무게에 따라 사용 약 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약물 부작용도 함께 증가한다.
5. 
·담배심혈관 질환 연관 음식 먹지 않기: 술, 담배는 당연히 좋지 않다. 음식과 건선의 관계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심혈관 질환과 연관 있는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체중 조절과 같은 이유에서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오메가 등의 영양소가 좋기 때문에 고기보다는 생선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