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경향신문 
날짜 2018-01-05 
링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ode=900303 
[의술인술]중증 건선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치료
윤상웅 |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고가의 비용으로 엄두를 못 내던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중증 건선 환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6월1일자로 중증 보통 건선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중증 건선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대한 환자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증 건선은 외부로 노출되는 심한 피부 병변 때문에 환자들이 신체적 고통을 겪을 뿐 아니라, 타인의 편견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경우에 따라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호소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중증 건선 환자의 삶의 질은 암이나 당뇨병 환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건선 환자 중에는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청장년층이 많은데 이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증 건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정특례 제도를 중증 건선 환자들에게 도입했다. 

건선의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국소치료법, 광선치료법,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치료법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 유발요인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좋으며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안타깝게도 과거에는 고가의 치료 비용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산정특례 제도로 높은 임상 효과와 적은 부작용 빈도를 보이는 새로운 건선 치료제들의 가장 큰 장애물인 의료 비용 부담이 해소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등록 기준에 따르면, 산정특례 적용 대상은 최근 1년간 6개월에 걸쳐 전신 약물치료와 광선치료를 받고도 호전되지 않는 중증 건선 환자이다. 모든 건선 환자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환자의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본인의 질환 상태와 기준에 따른 순차적인 치료 과정을 의료진과 충분히 논의한 후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환자들 중에는 생물학적 제제의 효과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지만, 건선의 발생 과정에서 특정 단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누적된 10여년의 치료 경험에 비춰 보았을 때)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필자가 치료하고 있는 건선 환자들도 생물학적 제제 투여 후에 부작용 없이 빠르게 증상이 완화되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

중증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각종 동반 질환 및 정신적 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만성 중증 질환이다. 건조함이 찾아오는 늦가을에 접어들면 중증 건선 환자들의 증상은 더 악화되기 쉽다. 환자들은 본인의 증상에 맞게 적절한 치료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증상의 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기를 권한다. 오늘도 피부과 의사들은 새로운 치료법들을 한국 건선 환자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음지에서 괴로워하던 많은 중증 건선 환자들이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로 사회에 복귀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